이젠 헤어진 너, 명왕성... 볼 수 있을까?
이젠 헤어진 너, 명왕성... 볼 수 있을까?
  • 김일훈 기자
  • 승인 2019.08.20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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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6 IAU총회 투표 모습 (image credit IAU)]
[2006년 26 IAU총회 투표 모습 (image credit IAU)]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 (IAU,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총회에서는 우리 교과서의 내용을 바꿀 투표가 진행됩니다. 이 투표를 통해서 우리는 행성 이름을 외울때 명왕성을 더이상 넣지않게 되었습니다. 수금지화목토천해... 뭔가 끝맺음이 덜 된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죠.
명왕성은 워낙 크기가 작은 천체이기 때문에 맨눈으로는 볼 수 없고, 망원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천체입니다. 명왕성이 행성의 자격을 잃은지 13년이 되었습니다.명왕성 발견 과정과 퇴출과정, 그리고 관측에 대해서알아볼까 합니다. 

명왕성의 관측
명왕성을 처음으로 발견한 톰보는 사진건판을 통하여 발견했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그 사진속에 있는 별 사이에서 움직이는 명왕성을 찾아낸 것이죠. 명왕성은 크기가 지구의 5분의 1보다 작고, 거리도 멀어서 맨눈으로 관측을 하긴 어렵습니다. 

명왕성의 겉보기 등급은 14등급으로 일반 작은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명왕성을 보려면 한계등급이 14등급 이상인 대형 망원경이 필요한데, 이론적으로는 구경이 500mm 이상이 되어야 가능하고, 이런망원경은 개인용 망원경이라기 보다는 과학관이나 천문대의 주망원경급 망원경입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천문대나 과학관은 주망원경이 600mm이상의 망원경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심에서 멀지 않은 입지조건탓에 한계등급에 맞는 천체를 관측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입니다. 도심에서 먼천문대에서 주망원경으로 관측을 해야하고, 명왕성이 보이는 시기에 천문대를 방문해야 합니다. 다행히 올 여름에 궁수자리 근처에 명왕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리 말씀드렸다시피 명왕성은 아주 어둡기 때문에, 큰 망원경 뿐만 아니라 주변의 광해(빛공해)가 없어야 하고, 날씨또한 맑아야 합니다. 모든 조건이 갖춰진다면, 천문대를 찾아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잘 보이지도 않고, 크기도 작기때문에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게 되었습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잃게 되었는지, 그에대한 이견은 없는지 알아볼까 합니다.

[2019년 8월 20일 밤 궁수자리 근처 명왕성 위치(image credit stellarium)
[2019년 8월 20일 밤 궁수자리 근처 명왕성 위치(image credit stellarium)

명왕성의 발견
1781 월리엄 허셜경이 천왕성 발견하였고, 1783년에 피에르-시몽 라플라스가 천왕성의 궤도 요소들을 산출해 냈습니다. 이후 1846 프랑스의 수학자 위르뱅 르베리가 천왕성 바깥쪽에 있는 미지의 행성이 천왕성의 궤도에 미치는 중력 섭동을 계산하여 해왕성의 예상 위치를 계산해냈고, 계산을 바탕으로 독일의 천문학자인 요한 갈레와 하인리히 다레스트가 베를린 천문대에서 관측을 하여 해왕성을 발견해냈습니다. 해왕성 발견 해왕성의 궤도에도 오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사람들은 해왕성 바깥쪽에 또다른 행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은 해왕성 바깥쪽에 있는 행성이 해왕성의 궤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미지의 행성을 행성X 칭하고, 이를 발견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로웰은 애리조나에 천문대를 건설하고, 계속해서 해왕성의 궤도에 섭동을 주는 행성X 예상 위치를 계산하고 관측을 해나갔습니. 그러나 1916 로웰이 사망할때까지 행성X 발견하지 못하였고, 로웰의 사후에 천문대 지분에 대한 법정 싸움이 이어지는 바람에 행성X 탐사는 중단되었습니다

1929년이 되어서야 클라이드 톰보라는 천문학자가 행성X 탐사를 재개 있었습니다. 톰보는 당시 최신의 기술인 사진 건판을 이용하여 일주일 간격으로 같은 지역을 촬영한 움직이는 천체를 찾는 방식으로 행성X 탐사를 진행하였고 마침내 1930 1 23 1 29일에 촬영된 사진에서 움직이는 천체를 발견하였습니다

로웰 천문대는 행성X 이름을 공모하였고, 전세계에서 제안 수천개의 명칭 신화 속 저승의 이름인 플루토를 선택하여 9번째 행성은 플루토(명왕성) 되었습니다.

[Color Image of Pluto (image credit NASA New Horizons )-2015년 7월 13일]
[Color Image of Pluto (image credit NASA New Horizons )-2015년 7월 13일]

퍼시벌 로웰 -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
로웰은 천문학자이며 수학자이지만 작가이기도 했고, 사업가이기도 했습니다. 조선 말기 로웰은 약 3개월간 한양에 머무르면서 조선의 당시 사회, 경제, 문화 등에 대해 기록하고, 2년 뒤인 1885년 『조선,고요한 아침의 나라』(Choso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합니다.

우리나라의 별명인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로웰이 처음 만든 말입니다. 로웰의 책에는 당시 다양한 시대 상황을 담은 사진들도 첨부 했는데 고종의 어진이 있어 같이 올려봅니다. 

["조선,고요한아침의나라"책(왼쪽)과 책 안에 실린 고종어진(오른쪽) (image credit kobay)]
["조선,고요한아침의나라"책(왼쪽)과 책 안에 실린 고종어진(오른쪽) (image credit kobay)]

행성의 지위를 잃다
명왕성이 처음 발견 되었을때는 지구 정도의 크기라고 추정이 되었으나, 계속된 관측을 통해 실제 크기가 보다 작으며, 긴반지름과 짧은반지름의 비율이 타원궤도로 공전을 하고 있어서 해왕성의 궤도보다 안쪽으로 들어 오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심지어 관측 기기의 발달로 명왕성과 비슷한 크기의 태양계 천체들이 여러개가 발견되었고, 2003년에 발견된 에리스는 명왕성보다 반지름과 질량이 커서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가지면 에리스 역시 행성 이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뉴호라이즌스호가 가까이가서 측정한 결과 지름은 명왕성이 에리스보다 약간 크고, 질량은 에리스가 더 큽니다.)

이를 계기로 국제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y Union : IAU) 에서는 행성정의위원회 꾸리고 새로운 행성의 정의를 검토하였고, 2006 8월에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26 국제천문연맹총회에서 표결을 통해 다음과 같은 새로운 행성의 정의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때까지 "행성"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없었던 것 입니다. 이때 정의된 행성왜소행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또한 이때 태양계 천체 행성이나 왜소행성보다는 작고 위성이 아닌 천체를 태양계 소천체 정의를 하였습니다. 태양계 소천체에는 왜소행성으로 인정된 세레스를 제외한 소행성들과 키론 등의 소행성체, 왜소행성인 명왕성과 에리스를 제외한 해왕성 바깥천체 그리고 혜성이 포함됩니다.

명왕성은 국제천문연맹에 의해 새롭게 정의된 행성의 기준 세번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문에 행성의 지위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명왕성의 궤도는 해왕성과 겹치게 아니라 자신의 위성인 카론의 중력에 간섭을 받는 것이 밝혀졌기때문이다.

다시 행성으로 복귀를 위하여..

[뉴호라이즌스호 (image credit NASA/JPL)]
[뉴호라이즌스호 (image credit NASA/JPL)]

미국 항공우주국은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유지하느냐 마느냐 하는 주제를 다루게 될 IAU총회 몇개월 전인 2006 1월에 라이즌스호를 발사하였습니다. 탐사선은 명왕성과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 히드라, 닉스를 향해 가는 첫번째 탐사선이며, 현재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물체 가장 빠른 속도로 지구를 탈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초속 16.26km로, 시속으로 바꾸면 시속 58,000km가 넘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지구를 벗어났습니다. 라이즌스호는 2015 7월에 명왕성 상공 12500km 지나며 관측한 많은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해 왔고 데이터를 분석한 NASA 과학자들은 명왕성의 지표활동이 상당히 활발하며 대기는 예상했던 보다 훨씬 희박하고, 어떤 액체가 표면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뉴 허라이즌스 호가 촬영한 명왕성 - 노르게이 산(왼쪽 전경), 힐러리 산(왼쪽-스카이라인), 스푸트니크 평원(오른쪽) @NASA/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South Research Institute]

명왕성 탐사를 마친 뉴호라이즌스호는 2019 1월에 카이퍼벨트에 있는 해왕성 바깥천체인 울티마툴레(Ultima Thule : 2014 MU69) 근접비행하였고, 계속 작동 된다면 태양권계면까지 탐사 예정입니다.

뉴호라이즌스호의 총책임자인 앨런 스턴 NASA 책임연구원을 포함한 미국의 일부 천문학자들은 국제천문연맹의 명왕성의 행성 지위 박탈이 잘못되었고, 명왕성이 다시 행성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명왕성은 태양과 가까이 있었다면 행성으로 분류될 있었을 것이며, 지구도 명왕성의 위치에 놓여 있었다면 지구 또한 행성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행성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시점에 따라 달라 있기 때문에 명왕성은 역사적으로 태양계의 행성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증거와 이유를 바탕으로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닌 투표를 통해서 행성의 지위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물론 그 투표는 많은 학자들이 과학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투표권을 행사했을것 같습니다만...)

아마 명왕성이 다시 행성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은 어려울 것 입니다. 관측기술이 점차 발전을 하면서 새로운 왜소행성들도 발견되었고, 행성과 왜소행성의 정의가 만들어진 이상 명왕성은 왜소행성으로 규정이되었기 때문이죠. 관측도 어려워서 일반 망원경으로는 보기 어려운 데다가, 큰 망원경으로도 날씨나 주변 환경이 도와줘야지만 볼 수 있는 명왕성은 그래도 여전히 우리에게 한때는 친구같았던 친숙한 행성임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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