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임박? 오리온자리에 무슨일이!(1)
폭발 임박? 오리온자리에 무슨일이!(1)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1.14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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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사람이 사망할 경우 첫번째 원인은 암, 두번째는 심장질환이라고 합니다. 어떤 노인이 수면중에 편안하게 숨을 거둔다 할지라도 암이나 심장질환으로 인한 것일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뇌혈관질환 또는 폐렴이라고 하네요. 그밖에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자연적으로 죽음에 이를때 주로 이 네가지 중의 하나가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그럼 별은 어떨까요?

별도 사람처럼 일생을 갖고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별의 죽음을 살펴보면 인간처럼 다양한 사인을 갖고 있습니다. 어쩌면 천문학자들은 별의 부검의 노릇을 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사가 엑스선, CT, MRI를 사용하는 것처럼 천문학자들은 별의 스펙트럼 같은 데이터를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을 사용해서 찾아냅니다. 그도 부족하면 로켓으로 우주에 감마선, 엑스선, 자외선 망원경들까지 쏘아올려가며 자료를 수집해서 저 별이 왜 지금 저러는지를 확인하며 탄생과 성장 그리고 노화의 원인을 찾습니다.(다음에 기회가 되면 천문학과 의학을 다뤄보겠습니다. 천문학이 영상의학 기술에 영향을 남겼죠.) 또한 별이 죽어 남긴 시체나, 이미 부패(?)되어 흔적밖에 없음에도 그를 분석하여 정확한 사인을 찾아냅니다. 2016년 천문학계 최고의 이슈였던 중력파의 검출 발표 역시 별이 죽어서 남긴 증거(블랙홀)가 내는 아주아주 미약한 소리를 찾아낸것이라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페르미 감마레이 우주망원경 (ⓒ NASA)
그림 : 페르미 감마레이 우주망원경 (ⓒ NASA)

별의 일생(星生)은 인류 전체의 역사로도 한 생애를 볼 수 없을만큼 깁니다. 별의 일생에 비해서는 찰나의 순간을 사는 우리지만 다행히 우주에는 엄청나게 많은 별들의 퍼져있으므로 천문학자들은 다양한 샘플들을 조합하여 항성의 진화를 연구했고 이를 이론으로 확립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 능력으로는 아무리 재미있게 써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뒤로'를 누르실 듯 하여, 아주아주 간단하게만 정리해보겠습니다.

오늘 살펴볼 이야기는 별의 죽음입니다. 별은 암이나 심장질환에 걸리지는 않지만 어떻게 붕괴하는가에 따라 여러 종류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어떤 별은 별이 되보지도 못하고 죽어가고 또 어떤별은 블랙홀이 됩니다. 이를 나누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별의 크기입니다. 태양보다 얼마나 작은지 아니면 얼마나 많이 큰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다른 별이 죽어서 충분한 양분이 있다면 큰 별이 만들어질 수 있지요. 별도 수저를 잘 물려받아야...

별은 성간물질(Interstellar Medium)로부터 만들어집니다. 말 그대로 별 사이에 있는 물질인데 보통 수소가 주를 이룹니다. 이 물질은 은하가 생성되면서 남은 잔재이거나 다른 별의 죽음 등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런 물질로 만들어진 별은 수소핵융합반응을 통해 빛을 내고 반응 후 남은 쓰레기로 헬륨이 쌓입니다. 그러다 수소를 다 태우면 이제부터는 아까 만든 헬륨으로 핵융합을 하게되어 탄소가 쌓입니다.

별의 진화 (ⓒ 한국천문연구원)
그림 : 별의 진화 (ⓒ 한국천문연구원)

탄소를 태울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진화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태양 같은 별은 별로 무겁지 않아서 탄소 핵융합까지 못가고 헬륨핵융합의 막대한 에너지로 폭발하여 행성상성운을 만들기도 합니다. 과거에 망원경으로 관측 시, 마치 행성 처럼 동그란 면적이 있는 천체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실제론 행성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까남은 탄소로 백색왜성이 됩니다.

그림 : 항성진화 마지막단계의 양파구조 (ⓒ Rursus, 2007)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태양보다 더 큰 별의 죽음입니다. 중력이 세서 고온고압의 조건이 만족되면 별걸 다 핵융합할 수 있습니다. 수소 - 헬륨 - 탄소 - 네온 - 산소 - 실리콘 - 철 등의 순서로 태우고 또 태웁니다. 하지만 철은 매우 안정적인 물질이므로 더이상의 핵융합반응이 불가능합니다. 이에 별의 내부에는 아까와는 반대 순서로 철은 중심핵이 되고 제일 바깥에 수소가 있는 층층구조로 발전하는데 중심의 철로 인한 어마어마한 중력과 외부의 물질들이 아슬아슬한 평형관계를 이룹니다. 내부는 수소핵융합이 멈추면서 중심핵이 수축하고 질량은 같은데 크기는 작아지므로 중력은 점점 세지면서 외부 기체가 반응을 하면서 점점 커집니다. 이를 적색거성이라 부르고 더 커지면 적색초거성이 됩니다.

잠깐 숨을 고르고 가겠습니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별의 죽음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초신성(Supernova)" 입니다. 이 초신성은 여러 상황에서 기인하는데, 앞서 언급한 죽은 별인 백색왜성에 에너지가 다시 공급되어 핵융합이 재점화하여 폭발하는 Ia형 초신성이 있고, 적색거성 또는 적색초거성이 스스로 붕괴해서(중심의 에너지를 감당못해서) 폭발하는 II형 초신성이 있습니다. 두 상황 모두 경중이 없이 중요하지만, 오늘 이 긴 서두는 II형 초신성에 대한 이야기를 위해서입니다.

적색초거성은 커도 너무 큽니다. 반면 어디까지가 별의 지름이라고 정해야 할지 별의 경계 또한 불명확합니다. 게다가 헐떡거리듯 요동치고 있습니다.(별의 밝기도 변화하는 변광성입니다. 아래 그래프(날짜)에 시간에 따른 광도 변화가 보입니다.) 그중 오늘의 주인공인 베텔기우스그 지름이 태양계의 목성궤도 만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래프 : 1988년 12월 부터 2002년 8월까지 베텔기우스의 측광자료 (ⓒ AAVSO Light Curve Generator)
그래프 : 1988년 12월 부터 2002년 8월까지 베텔기우스의 측광자료 (ⓒ AAVSO Light Curve Generator)

심지어 매우 가까운 편입니다. 지구와 약 640광년 정도의 거리인데 만약 오늘 베텔기우스가 폭발하면 640년 후에 지구에서 관측이 가능하겠죠? 갑자기 커지다보니 그 반대급부로 오래 살 수가 없습니다. 현재 천만살 정도 되는 비교적 어린 별인데 불구하고 오늘내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죠.(애늙은이구만...)

덕분에 크기를 잰 최초의 태양계밖 항성이었습니다. 이게 얼마나 재기 어려운 것인가 하면, ISS 궤도인 지상 400 km에 있는 야구공의 지름을 잴 수 있는 정밀도에 해당됩니다. 아래 그림은 태양계 행성궤도와 겹친 베텔기우스고 제일 가운데 있는 작은 원이 태양입니다. 그림 확대해보시면 수성궤도 안에 작은 '점'이 보이는데 바로 그겁니다!

그림 : 베텔기우스, 그 다음이 황새치자리 R, 그 안쪽의 왼쪽이 리겔, 오른쪽은 알데바란 (ⓒ Paul Stansifer, 2008)
그림 : 베텔기우스, 그 다음이 황새치자리 R, 그 안쪽의 왼쪽이 리겔, 오른쪽은 알데바란 (ⓒ Paul Stansifer, 2008)

아래 그림은 유럽남방천문대(ESO)에서 그린 베텔기우스 일러스트입니다. 항성 자체의 크기는 물론 내부에서 분출되는 다양한 물질들이 어느정도까지의 거리까지 뻗쳐나가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체 지름은 목성 궤도만하고 항성대기는 해왕성 궤도까지 뿜어져 나갑니다.

그림 : 베텔기우스 상상도 (ⓒ ESO/L. Calçada, 2009)
그림 : 베텔기우스 상상도 (ⓒ ESO/L. Calçada, 2009)

베텔기우스는 오리온자리의 왼쪽 어깨에 있는 노란 별입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2005년에 찍은 것이니 대략 15년 전에 촬영된 것입니다. 이 사진상으로는 (정확하게 측광한 것은 아니지만) 베텔기우스가 리겔보다 더 밝게 보입니다.

사진 : 오리온자리 (ⓒ 김정현, 2005)
사진 : 오리온자리 (ⓒ 김정현, 2005)

아래 사진은 2019년 12월 30일 미국에서 촬영된 떠오르는 오리온자리입니다. (세상에 이정도의 레벨의 사진이 APOD에 선정되다니... 역시 인생은 타이밍) 이 사진에서 보이는 베텔기우스는 위 사진과 달리 가운데 벨트에 해당하는 삼태성과 비슷할 정도로 어둡습니다. (별들이 전반적으로 파랗게 찍혔는데, 렌즈의 색수차로 기인했을 겁니다.) 인류의 역사상 우리는 가장 어두운 베텔기우스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밤 당장 나가서 오리온자리를 관측해보세요. 망원경은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진 : 어두워진 베텔기우스, APOD Dec. 30, 2019 (ⓒ Jimmy Westlake, 2019)
사진 : 어두워진 베텔기우스, APOD Dec. 30, 2019 (ⓒ Jimmy Westlake, 2019)

한달 정도 사이에 갑자기 밝기가 반으로 줄어든 베텔기우스는 조만간 초신성 II형의 형태로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인류는 역사시대 이래 지금까지 우리은하에서 총 8개의 초신성을 관측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망원경이 발명된 이후로는 한번도 우리은하의 초신성을 본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베텔기우스가 폭발하면?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가까운 곳에서의 초신성은 1054년, 황소자리에서 있었으며 약 6500광년 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지구에서볼 때 금성보다 더 밝았으며 20일 이상 낮에도 관측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베텔기우스는 이보다 1/10 거리에 있습니다. 학자들은 보름달보다 더 밝게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만약 보름달이 뜰 때 본다면 한밤에 두 개의 달이 떠있는 모습으로 보일 것이고, 낮에도 당연히 하얀 달처럼 관측할 수 있겠지요. 아래 동영상은 베텔기우스가 초신성이 된 후 예상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2:40 부터 밤에, 그리고 낮에 보이는 모습을 살펴보시죠.

문제는 언제일 것인가 입니다. 다음주에는 그동안 우리 은하에서 발생한 8개의 초신성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9번째 초신성은 언제가 될 것인지 생각해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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