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천체사진 찍기 : 스마트폰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 2 -
스마트폰으로 천체사진 찍기 : 스마트폰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 2 -
  • 최순학 기자
  • 승인 2020.04.02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325일은 금성이 태양의 동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서 그나마 관측하기 좋은 동방 최대이각이라고 합니다. ‘그나마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수성이나 금성 같은 내행성 등은 지구의 공전궤도보다 안쪽에서 태양 주위를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는 태양 옆을 왔다 갔다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즉 해가 진 직후, 혹은 해가 뜨기 직전에만 잠시 볼 수 있습니다. 관측시간도 짧은 데다가, 낮은 고도에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다양한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지난 편에서 보여드렸던 멋진 천체사진 중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행성 촬영에 대한 내용입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위에 금성에 대한 언급에서 눈치채셨을 수도 있겠네요.) 지난 포스트는 간단한 별자리 촬영으로 스마트폰 설정 방법만 알면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이번 포스트는 천체관측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혀 없어요.” 하시는 분들께는 어려움 주의보가 내려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 필요한 준비물은
 
1. 스마트폰 [필수]
지난번 별자리 촬영의 경우 셔터스피드를 길게 세팅하는 게 핵심이었기 때문에 프로모드 혹은 전문가모드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행성 촬영의 경우 동영상 촬영이 핵심이기 때문에 내 핸드폰이 프로모드, 혹은 전문가모드가 되지 않는다.’라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너무 오래된 기종의 경우 동영상의 프레임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천체사진 촬영인데 왜 사진이 아닌 동영상이 핵심인가에 대해서는 밑의 촬영 설명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천체망원경 [필수]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해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닙니다. 멀리 있는 행성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천체망원경이 꼭 필요합니다. 일반 사진이 아니라 천체사진이니까요. 조각을 하려면 조각칼이 필요하고 글씨를 쓰려면 연필이 필요하듯, 별자리 사진이 아닌 행성과 같은 특정 대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천체망원경이 꼭 필요합니다.
 
아무 천체망원경이나 되는 것은 또 아닙니다. 일부 망원경은 지구의 자전 속도에 맞춰 별을 따라 움직이는 추적 기능이 있는데요. 추적이 되지 않는 천체망원경의 경우, 고배율로 세팅을 했을 시 지구의 자전 때문에 순식간에 시야에서 행성이 벗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눈으로 보는 관측이 목적이 아닌 촬영을 목적으로 한다면 꼭 추적이 되는 종류의 망원경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3.어포컬 어댑터 [선택]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지는 단어입니다. 어댑터는 일상에서도 사용하는 단어이므로 결합 도구 정도로 유추가 가능한 반면, 어포컬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일반적으로 천체사진을 정형화된 장비로 촬영을 할 경우 천체망원경의 접안렌즈를 제거하고, 직초점 어댑터를 사용하여 천체망원경에 카메라나 ccd 등의 장비를 부착하고 촬영을 합니다. 이와 달리 어포컬 촬영의 경우 천체망원경의 접안렌즈에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가져다 대고 촬영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즉 편한 어포컬촬영을 위해 접안렌즈 부근에 스마트폰 등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를 어포컬 어댑터라고 합니다. 다만 이번 포스트는 행성 촬영이기 때문에 어포컬 어댑터가 굳이 없더라도 손으로 잘 들고 촬영한다면 가능하므로 없어도 됩니다.
다만 저는 편한 촬영을 위해 사용을 했습니다.

어포컬 어댑터의 형태. 한쪽은 접안렌즈와 연결하고 다른 쪽은 스마트폰을 고정합니다. 이 기종의 경우 1.25인치 규격의 접안렌즈와 호환이 되는 모델입니다.
어포컬 어댑터의 형태. 한쪽은 접안렌즈와 연결하고 다른 쪽은 스마트폰을 고정합니다. 이 기종의 경우 1.25인치 규격의 접안렌즈와 호환이 되는 모델입니다.

준비물은 이렇게 끝이 나게 되고, 본격적으로 촬영하는 방법을 제가 했던 방식 그대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내용이기도 하고, 천체관측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분들을 위해서 글의 마지막에 전체 내용을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하게 되는 것을 구분하면 촬영과 이미지 처리, 이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촬영

행성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먼저 장비를 세팅해야 합니다. 천체망원경의 삼각대를 설치하고, 가대를 삼각대 위에 올리고, 경통을 올리고, 무게 밸런스 조절하고.... 등등. 천체망원경에 대한 포스트가 아닌 스마트폰을 이용한 천체사진 촬영 포스트이므로 과감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망원경을 설치한 뒤, 밝은 별을 하나 맞춰주세요. 밝은 별이 잘 보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절을 할 때 편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요즘 주로 1등성인 시리우스를 맞췄습니다. 별을 맞추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정렬과 초점!
 
우선 어포컬 어댑터를 이용하여 스마트폰과 천체망원경을 연결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후면카메라 렌즈가 천체망원경의 접안렌즈 한가운데 잘 맞도록 세팅을 합니다. (촬영 대상이 정확히 가운데에 위치하도록 해주세요.) 이를 편의상 정렬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정렬이 되지 않으면 다음과 같이 별의 모양이 찌그러지고, 카메라 센서에 비대칭적으로 빛이 들어가게 됩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시리우스 어포컬촬영. (좌)정렬 전, (우)정렬 후
스마트폰을 이용한 시리우스 어포컬촬영. (좌)정렬 전, (우)정렬 후

이렇게 정렬을 완료한 뒤 두 번째로 해야 할 것은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동영상 촬영은 자동초점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망원경의 초점 조절부를 돌려가며 적당히 맞추기만 하시면 됩니다. (초점나사를 돌렸을 때, 별이 가장 작은 크기이면 됩니다.)
너무 초점이 맞지 않으면 자동초점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렬과 초점조절 세팅이 모두 끝나면 천체망원경이 보고 있는 대상을 바꿔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저녁 무렵 금성을 촬영했지만 금성이 아닌 화성이나 목성, 토성을 촬영하고 싶으신 분들은 글이 올라가는 2020326일을 기준으로 새벽 4시 이후에 가능하십니다. 조금 더 계절이 지난 후 촬영하시는 것이 편할 것으로 보입니다.
굳이 초점을 별을 이용해서 맞춘 이유가 있을까요? 금성으로 바로 맞추면 편할텐데?
아래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며칠 전 찍은 금성의 모습과 작년 가을 촬영한 토성의 모습입니다.

어포컬 촬영의 금성과 토성의 확대 모습입니다. 두 행성 모두 대기에 의한 흔들림이 포착되는데, 금성의 경우 심한 흔들림으로 초점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금성은 지면으로부터 고도가 굉장히 낮아 대기에 의한 영향을 높은 고도의 대상보다 더 많이 받게 됩니다.(금성의 고도가 낮은 이유는 글 초반부에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굉장히 흔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금성뿐만이 아니라 다른 행성들도 배율을 높여서 촬영할 경우, 대기에 의한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기의 영향에 대한 내용은 아래 기사에서 상세히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11월의 밤하늘]별이 잘 보이는 하늘

http://www.spac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7

 

토성은 금성보다 높은 고도에서 촬영이 가능해 대기의 영향을 금성보다 덜 받습니다. 사진을 보면 금성은 굉장히 일렁거리지만, 토성은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굉장히 흔들리기 때문에 그냥 사진을 촬영한다면 흔들린 모습만 찍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예쁜 행성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요? 이제야 그 비밀을 말하게 되네요.
 
바로 동영상 촬영이 핵심입니다.
 
심하게 일렁거리는 대상을 촬영하려면 몇 장의 사진으로는 제대로 된 이미지를 얻어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천 장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한 뒤 심하게 흔들린 이미지를 걸러내고 일부 정확히 나온 이미지들만을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 이유로 동영상 촬영을 해서 많은 프레임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최대한 많은 프레임을 확보해야 잘 나온 사진 몇 장을 건져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단 이것은 어디까지나 행성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아주 어두운 성운이나 성단, 은하 같은 대상들은 동영상을 촬영하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러한 어두운 대상은 이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금성을 촬영할 때 시상이 좋지 않아서 최소 1분 이상 촬영을 했습니다. 프레임을 확인해보니 1분에 약 10000 프레임이 나왔습니다.
 
Tip. 촬영할 때 배율은 최소 100배 이상으로 촬영하셔야 금성의 경우 반달과 같은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250배 이상 배율로 촬영했습니다. 또한 동영상을 촬영할 때 밝기를 적절히 조절하지 않고 너무 밝게, 혹은 너무 어둡게 설정한다면 합성 결과물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금성의 경우 굉장히 밝기 때문에 밝기를 낮춘 뒤 촬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동영상 촬영을 한 뒤에 이것을 어떻게 추려내고 한 장으로 합성을 해야 할까요?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2) 이미지 처리
 
촬영한 동영상을 변환하는 인코딩 프로그램과 합성하는 프로그램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무료로 설치 가능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두 프로그램 이외에도 천체사진에 관련된 여러 프로그램이 있지만, 다음 두 프로그램만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다면 행성 사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알려드릴 내용 이외에도 이 프로그램들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 편집을 할 수 있습니다. 사용법을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행성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간단한 내용만 알려드리겠습니다.)
 
 
PIPP(Planetary Imaging PreProcessor)
우선 동영상을 합성하기 전에 합성 프로그램이 인식할 수 있도록 동영상을 변환해 줘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동영상이 mp4 파일로 저장되었는데 합성 프로그램은 avi 동영상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mp4avi로 변환해 주는 과정이 필요한데 일부 인코딩 프로그램을 사용해 변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때 PIPP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정상적으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Tip. 파일을 불러오는 경로에 한글이 있으면 인식하지 못합니다. 영어나 숫자로 저장해 주세요.

촬영한 동영상을 불러온 후, 우측 하단의 planetary 항목을 체크하고 상단 바의 processing 탭의 start processing을 클릭하면 변환을 시작합니다.


Autostacker
인코딩한 동영상 파일을 합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동영상 파일을 분석한 뒤 원하는 프레임 수나 퍼센트 비율로 선명한 이미지들을 합성할 수 있습니다.

Tip. 위의 두 사진의 창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첫 번째 창에서 동영상을 열어서[1)Open] 분석[2)Analyse] 뒤 두 번째 창에서 기준점을 여러 개 설정[Place AP grid]한 뒤 다시 첫 번째 창에서 합성[3)Stack]. 첫 번째 창의 우측 상단(Stack Option)에서 합성할 프레임의 개수 혹은 합성할 비율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두 개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촬영한 동영상을 합성하면 다음과 같은 선명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금성[photo by 최순학(화천조경철천문대)]
금성[photo by 최순학(화천조경철천문대)]
토성[photo by 송정우(화천조경철천문대)]
토성[photo by 송정우(화천조경철천문대)]

위의 내용이 한눈에 보기 어려우므로 여기까지를 요약해보겠습니다.
 
1.스마트폰을 천체망원경의 접안렌즈에 부착시켜 행성 동영상 촬영을 합니다. 천체망원경은 촬영을 위해 추적이 가능해야 합니다.
 

2. 어포컬 어댑터를 사용하면 더 편리합니다. 스마트폰과 천체망원경 접안렌즈를 정렬하고 초점을 맞춥니다

3.사진 촬영이 아닌 동영상 촬영 후, 동영상을 변환하여 합성합니다.
이후 합성되어 나온 이미지는 개인의 취향에 맞게 포토샵 등을 이용하여 색감이나 밝기 등을 조절하시면 되겠습니다.
 
 
그 많은 내용을 요약하니 굉장히 간단한 것처럼 느껴지네요. 스마트폰으로 천체사진 찍기 시리즈 2편 행성 편은 이렇게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