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위성의 활용과 미래

김정현 기자 승인 2019.01.30 11:40 | 최종 수정 2019.04.29 17:15 의견 0

현대의 고밀도집적회로 기술은 전자부품의 소형화를 가능하게 했으며 저전력으로 구동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기술 또한 눈부시게 발달했습니다. 하지만 우주개발 경쟁이 끝나면서 냉전의 종료, 군비축소로 인해 과거와 달리 우주개발을 위해 사용되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거나,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기술적인 뒷받침과 함께 시대적인 상황이 결합되면서 소형 인공위성은 필수불가결하게 탄생했습니다.

그 첫 시작은 국제 아마추어 무선위성(AMSAT) 커뮤니티와 러시아 파트너에 의해 제작된 OSCAR(Orbiting Satellite Carrying Amateur Radio) 위성과 Radio Sputnik 위성 시리즈를 통해서였습니다.

OSCAR-1은 저궤도 선회용으로 1961년에 제작되어 처음에는 박스로 된 본체 안에 간단한 라디오 송신기만 들어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소련, 유럽의 매니아들이 만든 이 아마추어 무선위성은 점차 정교해져 갔으며 70년대 후반의 OSCAR-8에 가서는 아마추어무선통신을 정교하게 지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기존의 위성들과 소형위성의 차이는 워크스테이션과 같은 컴퓨터와 일반 가정용 PC와의 관계와 유사합니다. 소형화된 민수용 대량생산 전자제품을 위성에 바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짐은 당연히 소형이면서도 빠른 처리속도를 갖는 위성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뛰어난 가격 대비 효용성을 갖게 됩니다. 다음 표를 통해 대략적인 소형위성의 크기와 가격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Class

무게

가격 (USD)

기존 위성

대형 위성

> 1,000 kg

1억5000만 이상

소형 위성

500 ~ 1,000 kg

5000만 ~ 1억5000만

소형 위성

미니 위성

100 ~ 500 kg

1000만 ~ 5000만

마이크로 위성

10 ~ 100 kg

100만 ~ 1000만

나노 위성

1 ~ 10 kg

10만 ~ 100만

피코 위성

< 1 kg

10만

 

이 소형 위성은 크기만 작을 뿐이지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가격 효용성 면에서는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석박사 과정 중에 직접 위성을 제작해보고 그 경험을 축적할 수 있으므로 교육적인 효과가 탁월했습니다.

그러다가 스텐포드 대학의 Space Systems Development 연구소의 Robert Twiggs 박사가 제안한 큐브샛(Cubsat)은 소형 인공위성에 큰 반향을 일고 왔습니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cm인 크기를 1U라고 명명하고 이것들을 겹쳐서 2U, 3U, 4U, 6U 등으로 다양한 크기의 큐브샛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큐브샛은 단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의 큐브샛이 편대 비행 등을 통해 다양한 미션을 가능케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성능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실현되었습니다. 따라서 종래의 대형위성에서 할 수 있던 미션들이 작은 위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해졌으며 현재는 큐브샛에 대한 연구와 다양한 적용법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ISS의 사출기에서 런칭되는 큐브샛 : https://www.nasa.gov/mission_pages/station/research/news/wklysumm_week_of_16may16.html

더 큰 장점은 기존 위성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지구 저궤도(LEO) 상에 여러 대의 큐브샛을 띄워서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예로 하루에 9번 지구를 공전하는 큐브샛이 있다면 특정 지점을 160분에 한번씩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10대의 큐브샛을 띄운다면 16분에 한번씩 관측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기존의 지구감시위성이 갖는 한계를 혁신적으로 뛰어넘는 것입니다. 물론 위성 자체의 크기가 작아서 해상도 자체가 낮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저궤도에 있기 때문에 건물이나 유조선의 판별은 물론이고, 자동차 정도 크기의 물체 식별까지도 가능합니다.

Planet Lab, Inc 사에서 제공하는 지구관측 이미지
(출처 : https://www.planet.com/)
Planet Lab, Inc 사에서 제공하는 지구관측 이미지
(출처 : https://www.planet.com/)

큐브샛과 같은 작은 위성들은 저렴하게 만든 만큼 그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비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초창기의 소형 위성들은 나무에 매달린 매미들처럼 주 인공위성의 옆에 매달려서 발사되었습니다.

소형 위성 런칭을 위한 장치
(출처 : http://www.dk3wn.info/sat/afu/sat_ao16.shtml)

위의 그림은 아리안스페이스에서 개발한 소형위성 런칭용 링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큰 위성은 프랑스의 SPOT-2 위성이며 곁에 매달린 위성들이 마이크로 위성들입니다.

하지만 아리안로켓 만으로는 지구 저궤도에 런칭하려는 소형위성의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상업위성인 아리안 5 로켓이 지구 저궤도에 위성체를 안착시키는 비용은 kg당 약 $10,000 정도였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스페이스X의 팰컨 9은 이 비용은 $2,700 수준으로 낮췄고 로켓 재사용을 통해 $2,0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시장점유율의 약 60%를 잠식했습니다.(2018년 현재)

위성을 궤도로 런칭해주는 일 자체가 사업적인 영역에 들어오면서 20세기 말부터는 러시아연방(Tsyklon, Zenit, Cosmos)에 비축되어 있던 탄도미사일이 그 용도를 바꾸어 위성을 저궤도, 중궤도에 올려주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냉전시절 소련에서 개발한 액체연료방식의 SS-18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사거리가 무려 16,000km나 되는 대형 로켓입니다. 이 미사일은 약 4.5톤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었지만 그 자리에 위성을 태우고 드네프르로 이름을 바꿔서 위성 런쳐로 사용하였습니다.

미사일이었기 때문에 사일로라고 불리는 지하에서 콜드런치 방식으로 냉각가스를 이용해서 분출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발사 초기에는 고온의 로켓추진 없이 ‘퐁’하고 솟아오른 후 연료를 점화시켜 날아가게 됩니다. 특히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데, 2006년 한국의 초창기 큐브샛인 HAUSAT-1을 비롯 2013년에 대한민국의 4번째 다목적 위성인 아리랑 5호, 2015년 다목적위성인 아리랑 3A호 위성이 바로 이 드네프르를 통해 성공적으로 발사된 바 있습니다. 드네프르는 처음에는 3000만 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발사가 가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이후 발사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ISS가 떠있는 저궤도에 런칭 가능한 탑재중량은 약 4500kg입니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킬로당 1천만원 정도가 됩니다. 사실 이정도의 비용이면 어마어마하게 저렴하다고 봐야 합니다.

런칭되는 드네프르 로켓
탄도를 제거하고 위성을 부착한 드네프르 로켓

현재는 다양한 회사가 위성의 런칭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위성을 궤도에 런칭 시켜주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Planet Labs Inc.에서는 Flock1 이라고 부르는 28개의 큐브샛을 한 패키지로 만들어서 지구관측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큐브샛을 ISS로 실어보낸 후 ISS의 일본 실험모듈에 있는 큐브샛 사출장치를 이용해서 저궤도에 런칭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Planet Labs의 Flock 1을 런칭하고 있는 ISS의 모듈 (Photo Credit: NASA)

다음 시간에는 큐브샛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궤도로 런칭 시키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Spacecraft Systems Engineering Fourth Edition, A John Wiley & Sons, Ltd., Publ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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