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망원경 간섭계로 외계행성 첫 직접 관측

VLTI 그래비티 활용, 128.5광년 떨어진 'HR8799e' 관측

스페이스타임즈 승인 2019.05.02 15:07 | 최종 수정 2019.05.02 15:09 의견 0

천문학자들은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할 때 여러 대의 망원경을 배열해 서로 간섭시킴으로써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처럼 작동시키는 간섭계(干涉計·interferometer) 방식을 활용한다. 망원경의 구경이 클수록 멀리 있는 천체를 더 자세히 관측할 수 있지만 구경을 크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광학 간섭계를 이용해 처음으로 직접 관측한 외계행성 'HR8799e' 상상도[ESO 제공]

이런 간섭계 방식은 주로 전파망원경에 사용되는데, 전파 간섭계보다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광학망원경 간섭계를 이용해 외계행성을 처음으로 직접 관측한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주목을 받고있다.

28일 독일 막스플랑크천문학연구소(MPIA)와 과학매체 등에 따르면 파리천문대의 실베스트르 라쿠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칠레 파라날천문대에 설치된 초거대망원경 간섭계(VLTI)의 '그래비티(GRAVITY)' 장비를 이용해 외계행성 'HR8799e'를 관측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 최신호에 실었다.

이 행성은 지구에서 약 128.5광년 떨어진 페가수스자리에서 지난 2010년에 처음 발견됐다. 항성인 HR8799 주변에 목성 질량의 5~10배에 이르는 '슈퍼 목성'급 행성 5개가 있으며, HR8799e가 가장 안쪽에 있다.

별은 보통 행성보다 2만배 가량 밝아 별 가까이 위치할수록 관측하기 어려운데 HR8799e 역시 관측하기는 무척 까다로웠다고 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별과 행성에서 나오는 빛을 구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간섭계였다고 한다.

연구팀은 VLTI에 장착된 그래비티 장비로 관측한 고해상도·고감도 이미지로 이전보다 10배 더 정확하게 별과 HR8799e의 거리를 산출했으며, 행성이 내는 빛의 스펙트럼도 더 정확하게 측정했다.

연구팀이 이용한 그래비티 장비는 2016년부터 VLTI에 설치돼 운용돼 왔다. 지름 8.2m의 VLT 4대가 각각 수집한 빛을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 약 100m 지름의 망원경과 같은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HR8799e 스펙트럼은 생성된 지 약 3천만년밖에 안 된 이 행성의 대기 온도가 약 880도에 달해 생명체가 존재하기에는 비우호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이는 행성 형성의 에너지가 남아있는 데다 강력한 온실효과의 결과로 분석됐다.

또 태양계 행성에 비춰볼 때 메탄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메탄보다는 일산화탄소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강한 수직 바람이 일산화탄소가 수소와 작용해 메탄이 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대기 중의 철과 규산염 먼지구름이 과도한 일산화탄소와 결합해 거대하고 거친 폭풍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비티 장비는 지난해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블랙홀의 경계인 '사건의 지평선' 밖에서 빛의 30% 속도로 소용돌이치는 가스를 관측해 내기도 했다.

파르날 관측소의 VLTI[ESO 제공]

MPIA는 보도자료를 통해 광학 간섭계 방식을 통해 HR8799e 위치와 스펙트럼을 이전보다 더 정확히 측정해냄으로써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탐색하는 길을 열어놓았다고 평가했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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