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안경관측:쌍안경과 떠나는 달 여행

스페이스타임즈 승인 2019.11.29 14:26 | 최종 수정 2020.01.28 11:01 의견 0

날씨가 추워지면서 하늘이 깨끗해지게 되면서 유난히 달이 밝고 또렷하게 보이곤 합니다. 기사가 올라온 오늘 11월 15일은 보름이 막 지났으니 더 또렷한 달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달의 직경은 지구의 1/4인 3,456Km이나 되고, 지구와 400,000Km밖에 떨어져있지않기 때문에, 작은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작은 망원경과 쌍안경은 달의 밝은 산맥들과 어두운 평지, 분화구들로 강조되는 달의 황량한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달의 위상 변화 주기(1항성월)는 대략 한 달정도가 걸립니다. 그것은 삭(그믐)에서 가느다란 초승달로, 반달로, 반달보다 좀 더 큰 달로, 보름달로 점점 차 갑니다. 그 후 다시 달은 다시 삭이 되기위해, 반대로 반달보다 좀 더 큰 달에서 반달로, 그리고 초승달로 점점 기울어간다. 거의 대부분의 천문달력이나 역서들이 월령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 스페이스타임즈에서도 매달 이달의 밤하늘 시간에 올려드리고 있죠~^^

보름달을 제외한 모든 달의 위상에서, 달의 구가 어떤 명암경계에 의해서 나눠진다는 것을 알아채게 될 것입니다 (명암경계는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않는 면으로부터 달의 밝은 면을 나누는 선). 달 표면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이 있습니다. 작은 망원경이나 고배율의 쌍안경으로 보여지는 명암경계선(분계선) 부근의 모습은 명암대비가 뚜렷하고 상세히 나타납니다. 여기서 굽이치는 산맥들과, 계곡, 그리고 검은 그림자로 가득찬 끝이 보이지않는 크레이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관측을 할때 그 경계면에서 밝은 표면으로 옮겨간다면, 그 대지는 보다 매끈해 보입니다. 그 지역은 태양이 달의 지평선 가까이 있기 때문에 분계선이 매우 거칠어 보입니다. 그래서 낮은 언덕은 거의 다 그 높이보다 과장되어 보일 만큼 길고 검은 그림자를 펼쳐보이곤 합니다.

 

갈릴레오갈릴레이가 처음으로 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했을때 놀랐던 부분입니다. 그 전까지 달은 매끈하다라고 생각했느데,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봤더니 그 경계면이 울퉁불퉁 했던것이죠. 갈릴레오는 그 경계면을 스케치를 잘 해놓았습니다. 그리고 달도 지구처럼 지형이라는게 있다라고 밝혀냈습니다.

당시 갈릴레이의 망원경은 배율이 3배에서 최대 32배까지 올렸다고합니다. 우리는 망원경으로 수십에서 수백배까지 큰 배율로 볼 수 있지만 달처럼 큰 대상은 그렇게 큰 배율까지는 필요가 없습니다. 달은 20배율정도로만 봐도 충분히 잘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달을 볼때 아주 유용한 장비가 바로 쌍안경입니다.

쌍안경에 대해

쌍안경으로 달을 보는 방법을 설명하기 전에 쌍안경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천체망원경은 중요한 수치로 구경(렌즈 또는 반사경의 지름)과 배율이 있습니다.  이 두 수치 중 천체망원경은 배율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접안렌즈(흔히 아이피스라고 합니다.)를 바꾸면 배율이 바뀝니다. 천체망원경을 구입하실 때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에는 구경(D)와 초점거리(F)가 있습니다.  구경은 위에서 설명 드렸고, 초점거리는 배율과 관련이 있습니다. 천체망원경의 초점거리를 접안렌즈의 초점거리(접안렌즈에도 초점거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로 나누면 그 수치가 배율이 됩니다. 예를 들어 1000mm의 초점거리를 갖고 있는 경통에 50mm 초점거리를 갖는 접안렌즈를 장착하면 배율은 20배가 됩니다. 그리고 10mm 초점거리를 갖는 접안렌즈를 장착하면 100배의 배율로 바뀝니다. 구경은 바꿀 수 없지만, 배율은 바꿀 수가 있죠.
하지만 쌍안경은 접안렌즈를 바꿀 수 없습니다.(접안렌즈를 바꿔 장착하는 쌍안경들도 있지만, 대중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쌍안경은 배율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구경과 배율이 쌍안경에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흔히 7x35, 10x50 등의 표시가 그것입니다. 앞의 숫자는 배율이 되고 뒤의 숫자는 대물렌즈의 구경이 됩니다. 7x35라고 표시된 쌍안경은 배율이 7배, 대물렌즈의 구경은 35mm라는 뜻이 됩니다.
쌍안경도 천체관측에 사용하신다면 구경이 큰 것이 좋습니다. 구경이 클 수록 더 어두운 대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구경 35mm 쌍안경보다는 구경 50mm 이상의 쌍안경을 추천드립니다. 7X50의 쌍안경의 경우 시중에 10만원대의 저렴한 제품들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7x50 쌍안경은 보이는 시야와 구경이 천체망원경의 파인더와 비슷합니다. 약 7도에서 8도의 시야를 갖습니다.(참고로 달의 시직경이 0.5도 입니다.) 시야가 넓기 때문에 대상을 찾기도 좋습니다. 다만 달이 생각보다는 크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율이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시야는 좁아집니다. 시야는 접안렌즈의 성능에 따라(겉보기시야라고 합니다.) 영향을 받지만, 쉽게 배율이 높을수록 시야가 좁고, 배율이 낮을 수록 시야가 넓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야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쌍안경은 시야가 넓기 때문에 밤하늘을 훝어보는데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나 은하수 부분을 살펴보면 시야 한가득한 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시직경이 넓은 대상들도 관측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아데스성단(시직경 약 1.2도)이나 안드로메다 은하(시직경 약 2도) 등 시직경이 넓은 대상들은 천체망원경의 높은 배율로 관측하면 일부분만 보입니다. 사실 성단인지도 잘 인식하기 힘들죠, 하지만 쌍안경으로 플레이아데스성단을 관측하면 천체망원경으로 볼 때 보다 더 멋있는,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쌍안경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훌륭한 천체관측장비가 될 수 있습니다.

[안드로메다은하와 달의 시직경비교 image credit:NASA]
[배율은 10배, 대물렌즈 구경 50mm인 쌍안경으로 본 안드로메다은하]
쌍안경을 흔들리지않도록 확실하게 받쳐놓을 수 있다면(삼각대가 없다면 테이블 위에 팔꿈치를 대고 안정된 자세로 관측하는 것도 좋아요) 달에서 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별들로 수놓아진 하늘을 보고 있을 때, 7x35나 7x50처럼 낮은 배율의 쌍안경들은 멋지고, 넓은 시야를 선사할 것입니다.
배율이 낮으면 시야가 넓기때문에 쌍안경의 장점은 망원경보다 넓은 시야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달을 관측할 때 무조건적인 이점은 아닙니다. 달을 관측하는 데 있어서는, 쌍안경이 고배율이 더 낫습니다. 대신 시야가 진동하지 않도록 카메라 삼각대 같은 안정된 받침대를 가지고 있어야겠죠. 12x60이나 20x80같은 고배율의 쌍안경들은 달을 보기엔 적합합니다. 일단 쌍안경으로 대상을 찾고 초점을 맞추는 데 익숙해지고나면, 정말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달의 넓고 어두운 평지(이 곳은, 라틴어로 "바다"라는 뜻을 가진 "mare"의 복수인 "maria"라고 불립니다)들을 익히는 것으로 달 여행을 시작해 봅시다. 17세기에 초기의 망원경 사용자들과 지도제작자들은 이 어두운 표시들이 지구의 바다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표시들에 "신주(神酒)의 바다(Mare Nectaris)", "구름의 바다(Mare Nabium)"와 같은 상상력 풍부한 이름을 붙여놓았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달에 대기가 없고, 물이 없으며, 그 곳이 생명이 살 수 없는 세계라는 것을 알고있었습니다. "maria(달 표면의 어두운 부분)"는 사실 이곳은 수십억년 전에 달의 수많은 저지대들을 가득 메우며 흘렀던 거대한 용암입니다. 거의 현무암 재질로 되어있죠. (우리나라 제주도에 있는 그런....)

우주상에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인 달의 지도는 중요한 몇몇 달의 지형을 쌍안경이나 망원경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 어두운 부분들은 수십억전 전에 달의 저지대를 넘쳐 흐르던 거대한 용암입니다. 크레이터는 거대한 유성과의 충돌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북쪽은 위이고, 달의 동쪽(천구의 서쪽)은 오른쪽이 됩니다.

"보름"일 때, 달은 눈이 부실만큼 밝게 빛납니다. 태양광선이 이 시간엔 우리 바로 뒤에서 빛나고 있기때문에(즉, 태양광선이 달에 정면으로 닿고 있다는 뜻), 우리는 크레이터와 산들의 그림자를 볼 수 없습니다.보름달이 관측할 때 좋지 않다는 것은 5월 이달의 밤하늘 기사에서 말씀드렸듯이 인물 사진에서 빛을 정면으로 받으면 얼굴이 평평해 보이며 측면에서 빛을 받으면 윤곽이 뚜렷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정면때보다 빛이 옆에서 들어올 때 더 멋있어 보이는...^^)
[조명과 인물사진 예시 (Credits : diyphotography.net)]

티코와 코페르니쿠스, 케플러로 명명되어진 크레이터들의 광조(광조란, 유성이 충돌할 때 사방으로 튀어나간 물질이 분화구를 중심으로 쌓인 것)가 특히 눈에 띄입니다. 몇몇 크레이터에서는 유난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다가 태양빛을 정면으로 받는 보름에 가까워지면 크레이터를 중심으로 빛줄기가 뻗어나가는 장관을 보여줍니다. 보름 이후에, 분계선은 이처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게 됩니다.

[카이퍼 크레이터의 광조]
상이 거꾸로 맺히는 천체망원경과는 달리, 쌍안경은 당신에게 월면도와 달의 모습을 아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정립상(보이는 그대로의 상)을 보여줍니다. 일단 그 지도의 방위가 정확하게 맞춰지면, 주요한 바다들, 분화구, 산맥들, 그리고 다른 특징적인 지형들까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쌍안경 관측은 이 낯선 세계의 지형은 당신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오게 해줄 것 입니다.
 
달이 밝게 빛나는 요즘이죠. 춥긴 하지만 달 구경 한번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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